탄소배출권거래제는 탄소배출권 시장을 만드는 것으로 시장 초반에는 구체적인 유동성 공급 방안 및 시장조성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분명히 보여줘야 합니다."

김태선 글로벌탄소배출권연구소 대표이사는 가격 안정화를 내년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안착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김태선 대표는 "배출권 시장 구조상 경기가 좋아지는 상황이 벌어질 경우 가격 구조가 올라가는 시스템"이라며 "온실가스 총 허용량(Cap)이 정해져 있는 만큼 공급곡선은 비탄력적이고 배출전망치(BAU)는 경기에 따른 상관관계가 90% 이상인 등 경기 상황에 따라 움직인다"고 밝혔다.

아직 정부가 적합한 가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않은 만큼 탄소배출권 시장에 진입하는 기업들은 불안해하고 있는 상태다.

또 감축 대상업체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점은 매도 플레이어가 없다는 데 있다. 이는 탄소배출권시장에서 시장-메카니즘 작동이 불가능하게 돼 과징금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국내 배출권 시장에서는 2020년까지 금융권이나 증권사의 진입 자체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에 더욱 더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

감축 대상업체들만 진입하는 시장인 만큼 일각에서는 거래 부진과 독과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김 대표는 "시장지배력이 큰 기업들이 서로 담합할 경우 시장 집중도(HHI)가 1500이 넘는 등 위험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한국거래소에서 시장 감시 및 불공정 거래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장 개설 초반 거래 부진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2가지 대비책을 제시했다. 첫번째는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예비분에 대해 시장에 공급하는 방안이다. 정부는 배출권시장의 유동성 공급을 위한 시장안정화 물량 1600만톤, 조기감축실적 4800만톤, 신증설 및 신규진입물량 3200만톤을 확보하고 있으며 가격이 급등할 때를 대비해서 시장에 물량을 풀 수 있다.

둘째로 할당량에 10% 규모에 대해 상쇄배출권(KCER)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정부 및 민간 보유 KVER(Korea Voluntary Emission Reduction)을 4대 공적 금융기관에서 매입해 주는 방안이다. 상쇄배출권의 경우 주무관청에 제출해야 하는 할당량의 10%, 조기감축의 경우 1차 계획기간(2015년~2017년)에 할당된 전체 배출권의 3% 수준에서 인정됨에 따라 이들 물량을 4대 공적 금융기관이 중개해주는 제도다.

김 대표는 "KCER과 KAU간 탄소배출권이 교환되는 탄소배출권 스왑시장 활성화는 저비용 구조를 이용해 온실가스 감축정책을 촉진시킬 수 있다"며 "동시에 상쇄(Offset) 배출권시장 활성화 및 양 시장간 유동성 증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탄소배출권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탄소배출권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선물거래가 뒷받침돼야 효과적인 위험관리를 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김 대표는 "파생상품거래의 본질은 가격위험관리에 있다"며 "탄소배출권 시장의 변동가격을 고정화하는 헤징 기능이 필요한 만큼 선물시장도 조속히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산업별로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부담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세제혜택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기업들이 감축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만큼 정부가 보조금 지급이나 세제혜택 등을 시행하면 기업들의 비용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며 "과징금 수준에 대한 탄력적인 운영방안 마련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장기적으로 봤을 때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은 이미 세계화 추세로 수출형 위주인 한국기업은 더 빨리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배출권 거래제 시장 도입이 나아가 신성장동력 육성하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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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발췌)